이웃마을과 금강으로 막혀 차량 이용해 면소재지 가려면 전북 무주거쳐 한참 돌아가야
다리·도로 건설은 수년째 방치

방우리지도
금강 상류에 위치한 작은 농촌마을 방우리 주민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조차 쉽게 갈 수 없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32가구 54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행정구역상 충남 금산군 부리면에 속해있지만 면소재지로 연결된 길이 없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따라서 주민들이 면소재지에 있는 농협이나 면사무소에 한번 나가려면 전북 무주의 콜택시를 불러야만 한다. 오지 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은 앞다퉈 마을을 떠난 탓에 70세 이상 고령자만 남았고, 이들은 자동차도 없다.
주민들은 콜택시로 무주읍까지 7㎞를 나간 뒤, 금산 방향으로 하루 2회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22㎞를 더 가야 면소재지에 겨우 닿을 수 있다. 주민들이 면사무소를 다녀오는 것도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 등 투표를 할 때만 당국의 ‘친절한 배려’로 면소재지로 나가는 차량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한 주민은 “금산과 무주에서 서로 관할구역을 따지다보니 119 구급차도 늦게 오기 십상이며 택배를 받아볼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금산군 내 버스가 다니는 부리면 수통리에서 이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와 다리를 만들어줄 것을 당국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이 마을과 수통리는 직선거리로 2㎞ 정도에 불과하다. 설재영 방우리 노인회장(77)은 “금강으로 막힌 수통리와 방우리 사이를 다리와 도로로 이어주면 버스가 다닐 것”이라며 “주민들 중에는 급한 마음에 강물을 건너 수통리로 향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은 번번이 벽에 부닥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정부와 정치인들이 방우리에 연결도로 건설을 약속해 놓고 실천에 옮기지 않은 것. 특히 2011년에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방우리에 연결도로 건설이 추진됐으나 환경론자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돼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다.
이에 금산군은 방우리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의 숙원사항 해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환경론자들의 반대로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 방우리종합발전계획은 10년간 240억원의 예산을 투입, 수통리와 방우리를 도로로 연결하고 이 일대를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설재욱 방우리 이장(80)은 “방우리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전혀 무리한 것이 아닌데도 환경론자들의 논리를 먼저 받아들이는 행정당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방우리 주민들도 주민등록이 돼 있는 충남도민·금산군민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금산=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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