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수산업 청년농이 이끈다] (1) 단감농가 김영재씨
해조류 액비로 경·당도 향상
품종 분산재배…작업효율↑
자체 브랜드 ‘청춘아람’ 출시

대한민국 과수산업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시장개방이라는 외부 충격과 농촌 고령화,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 등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기준 생산액은 5조7000억원을 넘어서며 2005년의 두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패기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2030세대가 과수산업을 지탱하는 또 다른 주축으로 자리매김한다. 2∼4일 ‘2022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청년농 세명의 사례를 살펴본다.
1996년생이 일을 냈다. 만 26세 청년농이 올해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 최고 과수농가 반열에 올랐다. 농사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일군 성과다. 전남 영암에서 단감을 3㏊ 규모로 재배하는 김영재씨가 주인공이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보니 주변 전문가들이 조언해주는 대로 농사를 지었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열심히 달려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의 성과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만생종 단감인 <부유> 품종을 출품해 외관·계측·과원 심사에서 종합 1위를 했다. 평균 당도 15.8브릭스(Brix)에 평균 경도 5.1을 기록했다. 맛과 당도·단단함이 생명인 단감으로선 최고 수준의 평가다.
그가 단기간에 성적을 낸 비결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영리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재배관리다.
어릴 적 김씨는 요리사를 꿈꿨다. 특성화고등학교인 광주자연과학고등학교 조리학과를 졸업한 이유다. 하지만 요리를 하면서 신선한 재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워보기로 했다.
영농기반은 전무했지만 남다른 의지를 앞세워 한국농수산대학교에 들어가 3년간의 학업을 마친 후 2018년 2월 교문을 나섰다. 한농대는 학비가 없는 대신 졸업 후 6년간 의무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때 고심 끝에 정한 품목이 단감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농사짓기 유리한 곳을 조사했죠. 고향(광주광역시)에서 멀지 않은 영암지역은 농지가 저렴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많았습니다. 특히 영암군에선 배·단감·무화과·떫은감을 정책적으로 밀었는데 단감농가수가 제일 적었어요.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상지와 품목을 정한 후에는 일사천리였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하는 과수원 규모화사업을 통해 농지를 구입했고 본격적인 영농활동에 뛰어들었다.
그의 영리함은 또 한번 빛을 발한다. 신북농협 단감공선회에 가입한 것이다. 농사 기법을 터득하는 데는 선배 농민들이 포진한 공선회만 한 곳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단감공선회는 가입 조건이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이었다. 자연스레 약제관리에도 철저를 기했다. 김씨는 “대표과일 선발대회 참가를 권유한 분도 신북농협 상무님”이라면서 “공선회가 출하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무기질비료 대신 해조류 액비를 뿌렸다. 이 또한 단감을 단단하게 하고 당도를 높이는 데 그만한 게 없다는 주위 선배 농민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전체 과원 가운데 2㏊에는 <부유>를, 나머지 1㏊에는 조생종인 <서촌조생> <상서> <태추> <차랑> 등을 심은 분산재배는 차별화 요소다. 혼자서 일을 하는 상황에서 농작업이 몰리는 것을 막고, 추석 이전 소득을 올림으로써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다. 얼마 전부터는 <청춘아람>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와 직거래도 한다.
김씨는 “대회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단감농사를 더욱 열심히 짓겠다”고 다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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