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복구·자원화 위해 태동 ‘산림경영지도’ …임업인 ‘소득 증대’ 선도 역할

입력 : 2022-11-30 00:00 수정 : 2022-11-30 06:29

[산림소득 열쇠, 산림경영지도] (1) 어제와 오늘 

초기 양묘·연료림 조성 집중

사유림 입목축적 10배 ‘껑충’

임산물 유통·공판사업 통해

2020년 편익제공 4695억원

산림복지 등 변화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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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산림 수요에 대응해 산림경영지도사업도 치산녹화 중심(왼쪽)에서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 제고를 돕는 방향(오른쪽)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63%가 산으로 둘러싸인 산림 강국이다. 2019년 산림청에 따르면 맑은 공기, 홍수와 산사태 방지 등 산이 주는 공익적 가치가 연간 221조원. 국민 1명당 428만원의 혜택을 산으로부터 공짜로 얻는다. 하지만 거저 얻은 결과는 아니다. 일제의 산림 수탈과 한국전쟁을 막 지나온 1960년대만 해도 한국의 산은 헐벗은 모습이었다. 당시 산림축적은 지금의 5% 수준에 불과했다. 약 반세기 만에 우리 산림이 천지개벽한 배경에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사업이 숨어 있다.


◆산림경영지도사업의 역사= 산은 잘 가꾸면 국가에 이로운 자산과 공익적 가치를 제공하지만 산주 입장에선 자발적으로 산을 가꿀 만한 동기가 부족하다. 농업과 달리 임업은 목재나 임산물로 단기간에 돈을 벌기가 어렵고 기술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가가 산주와 임업인이 산림을 계획적·합리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임업 기술과 지식을 보급해주는데 이게 바로 산림경영지도사업이다.

우리나라에선 1950년대초 황폐화한 산림을 복구하고 산지를 자원화하려는 목적에서 산림경영지도사업이 태동했다.

이를 산림조합이 담당하게 된 것은 1978년, 산림경영지도사업을 수행하던 임업기술지도원(현재 산림경영지도원) 312명이 정부 지원 아래 지역 산림조합에 배치되면서다. 임업과 산림경영기술 보급을 통한 산림 생산성 향상, 국토 보전, 산림의 공익적 가치 제고 등 중차대한 역할을 산림조합이 부여받는 순간이었다.

이후 산림경영지도원은 800여명까지 늘었고 역할도 대리경영과 특화품목 전문지도를 담당하는 ‘산림경영전담지도원’과 그 밖의 ‘일반산림경영지도원’으로 세분화됐다. 2021년 기준 산림조합은 일반지도원 617명과 경영전담지도원 255명을 두고 있다.


◆수치로 보는 성과= 초기 산림경영지도사업의 성과는 치산녹화다. 국토 녹화 및 산지 자원화를 위해 양묘사업과 연료림 조성 등에 지도를 집중한 결과 사유림 평균 입목축적이 1975년 1㏊당 16㎥에서 2019년 161㎥로 10배나 껑충 뛰었다.

우리나라 산림의 66%를 차지하는 사유림의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조성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부터 1000㏊ 이상 산림을 단지화하는 선도산림경영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사유림 경영 성공모델을 제시했고, 대리경영을 통한 사유림의 건전한 육성에도 기여했다. 2020년 기준 대리경영 실적은 66만3943㏊다.

최근에는 산주와 임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 중심’ 산림경영지도에 박차를 가한다. ▲임산물 매입 등 임산물 유통 ▲송이·능이 등 공판사업 ▲직영벌채 ▲공영홈쇼핑 ▲임산물 소비촉진 ▲임업장비 대여 ▲면세유 공급 ▲버섯종균 보급 등을 통해서다.

이런 사업의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산림조합중앙회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산림경영지도사업으로 산주와 임업인, 일반 국민이 얻은 편익은 2020년 기준 4695억원으로 나타났다. 단기소득 임산물 판매 등을 통한 임가의 수익 증가액이 2678억원, 공익적 가치 기여액 1996억원, 지역개발 효과 58억원 등이다.


◆과제와 계획= 산림경영지도사업은 필요성도 높고 성과도 좋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방대한 사업량에 견줘 산림경영지도원이 부족하다. 2020년말 기준 사유림 면적은 415만2094㏊, 산주수는 218만1212명으로 산림경영지도원(전체 872명)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사유림 지도면적은 4762㏊, 산주수는 2501명에 달한다.

양뿐 아니라 질적 개선 목소리도 제기된다. 단기소득 임산물 생산 차원을 넘어 가공과 유통사업을 더욱 활성화해달라거나 산림복지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휴양사업을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임업 현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이처럼 산림과 임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에 대응해 산림경영지도원을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은 “전국 산림조합에 배치된 산림경영지도원은 일선에서 임업인을 지도하고 현장 고충을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산림이 목재와 단기소득 임산물이 생산되는 공간을 넘어 국민 복지와 문화의 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 산림경영지도원도 이에 발맞춰 변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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