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동체 중요성 알리는 게 중요…자원 분배도 절실”

입력 : 2022-11-25 00:00 수정 : 2022-12-07 15:37

스페인 의원이 밝힌 인구정책

청년이 농촌서 일할 공간 필요

거주민에 파격적 세금 감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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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의 인구정책은 타조와 같다고나 할까요. 타조는 위험해지면 도망가는 게 아니라 모래에 머리를 파묻잖아요.”

10월25일 스페인 마드리드 하원 국회의사당 내 사무실에서 만난 페드로 노보아(사진 왼쪽)와 프란시스코 콘트레라(오른쪽) 두 의원은 현 정부가 땜질식으로 인구정책을 쓰고 있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오랫동안 인구문제와 지방소멸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정책 입안으로 이끌었던 전문가다.

콘트레라 의원은 특히 “국민에게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데 앞장서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두 의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것에서 스페인 인구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볼 수 있다. 실제 결혼율은 최근 25년간 40% 가까이 떨어졌다. 청년이 결혼하지 않으면서 출산율 하락과 지방소멸이 가속된다는 게 그들의 설명.

노보아 의원은 자원의 분배를 지방소멸 극복의 핵심으로 여겼다. 그는 빨간색 표시가 된 스페인 지도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 면적 가운데 80%는 인구가 과소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어요.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물이 부족하거든요. 지역마다 물 접근성을 고르게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지방을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콘트레라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상에 맞는 인구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택근무가 일상처럼 돼가고 있습니다. 모든 지역에 정보통신 인프라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정책을 입안할 계획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농촌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입니다.”

두 의원은 지방과 농촌에 거주하는, 또는 거주할 사람에게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줘 지방소멸·도농격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회성·선심성 지원은 지양해야 해요. 지방과 농촌 거주민에게 파격적으로 세금을 감면해주면 도시 청년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끼고 경제활동을 할 의욕이 생길 겁니다. 한국에서도 농민수당을 도입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농민수당이 지속적으로 지급될 수 있게 안착시키고 혜택도 더 늘리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드리드=이문수·박준하 기자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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