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문제는 문화야! - 3부] 원주민과의 갈등 해법은
캐릭터 만들고 잡지·영화 제작
세대공감 소통창구 역할 톡톡

고령화된 마을에 청년이 돌아오면 지역에 활력이 돈다. 편의점·전시관·공방 같은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고 축제 같은 행사도 종종 열린다. 지역을 찾는 ‘관계인구’도 크게 는다. 이런 변화는 도시를 발전시키는 힘이 되지만 오랫동안 터전을 지킨 고령층 원주민에겐 피곤한 일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청년이 벌이는 사업에서 원주민이 배제되면 이는 곧 갈등의 원인이 된다.
슈타트멘쉬도 처음엔 원주민과의 갈등을 피하지 못했다. 조용했던 도시에 시끌벅적한 행사가 열리자 청년 모임을 탐탁지 않게 여겨 방해하거나 심지어 행사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넣는 이들이 있었다. 슈타트멘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문제를 풀었다. 어깃장을 놓는 원주민을 ‘귄터’라는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우리말로 ‘아재(아저씨를 친근하게 표현한 말)’란 뜻인데 그동안 소외됐던 세대들까지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끌어안으려는 시도다. 청년이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직접 나섰고 귄터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영화를 찍으며 콘텐츠도 만들었다.
얼마 전 <귄터>라는 잡지 창간호가 나왔다. 청년들이 만난 귄터의 모습을 소개하거나 그들에게 바라는 점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슈타트멘쉬의 코디네이터 안야 페레씨는 “‘귄터 프로젝트’는 원주민들이 왜 우리를 불편해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설명했다.
귄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유튜브 영화도 첫발을 뗐다.
“어르신이야말로 오랫동안 알텐부르크를 지켜온 주민이잖아요. 젊은 사람끼리만 모여서 살 순 없어요. 모든 세대가 소통할 때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요?”
알텐부르크=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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