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는 것이 거창한 단어는 아니다. 가령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찻집에서 여유를 즐긴다든가 혹은 친구와 함께 가까운 편의점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도 문화다.
이번호부터 게재되는 기획기사(5부작) ‘지방소멸, 문제는 문화야!’ 역시 그런 인식에서 출발한다. 지금까지 주로 경제적·사회적인 관점에서 다뤘던 지방소멸 위기를 문화 측면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농촌에서도 일상을 일상답게 누릴 수 있는 문화·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소멸과 문화를 따로 떼어놓고 논의할 수 없다. 지방소멸 문제는 문화에 있고,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방안에도 문화가 있어서다.
특히 ‘문화’를 지렛대 삼아 지방소멸을 극복해나가는 외국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채로운 문화사업을 통해 지역으로 청년 유입을 이끄는 독일 알텐부르크, 와인문화를 잘 지켜 이를 지역경제 원동력으로 삼은 스페인 리오하는 우리에게 본보기가 될 만하다.
도시민들이 누리는 문화를 다는 아닐지언정 농촌주민들도 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농촌에 살고 싶지만 열악한 문화 환경 때문에 주저하는 이들이 서슴없이 농촌으로 향하지 않을까. 문화야말로 지방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핵심 가치다.
이번 기획이 ‘왜 젊은이들은 고향인 농촌을 떠날까’ ‘왜 많은 귀농·귀촌인이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했을까’ ‘왜 정부 주도의 농촌개발사업이 지금까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문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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