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핼러윈 압사참사로 전국에서 계획되던 주요 행사들이 전격 취소되고, 안전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행사들이 전국에서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벌어진 유사 사례는 어떤 것이 있었고, 꼭 지켜야할 안전수칙과 예방법은 무엇일까?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10시 3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참사’ 사망자는 15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82명이 다쳐 재난의료지원팀(DMAT) 현장응급조치 후 치료받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확인된 총 사상자는 233명이다.
◆압사사고 예방은 ‘사전 계획’이 필수=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참사가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이유는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핼러윈을 앞두고 ‘핼러윈의 상징’과 같은 이태원으로 수십만명에 가까운 엄청난 인원이 몰렸기 때문이다.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에 대규모 군중이 운집한 상황에서 사소하거나 비합리적인 특정 행동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
그렇기에 대형 축제나 공연,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 측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안전수칙을 사전에 계획하고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압사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계획’이 중요하다.
실제로 행정안전부는 매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민간이 개최하는 축제 안전관리계획이 효율적으로 수립·관리될 수 있도록 ‘지역축제장 안전관리매뉴얼’ 등 관련 매뉴얼을 발간·배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공연장 관련법’을 바탕으로 ‘공연장 안전 매뉴얼’을 발간한다.
이러한 안전 매뉴얼에 따르면 사전 계획에서는 ▲행사 성격 ▲소요시간 ▲개최 장소 특성 ▲출입 동선 ▲참가자 연령대 등이 고려돼야 하고, 소방·지자체 등과 같은 유관계관에서 현장점검 실시 후 출입시설·시설물·안전관리요원 배치 등 미흡한 점을 시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규모 군중이 운집하기 전 안전관리요원을 취약 위치에 배치해 유사시 이동 동선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참사는 경사진 좁은 골목에 이동을 위한 수많은 군중이 몰리면서 누구 하나 손쓸 새 없이 순식간에 발생했다고 해석되고 있다. 사전에 위급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 안내할 주최 측이나 시설운영자 등도 없었고, 안전관리요원도 부재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마틴 에이머스 영국 잉글랜드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대형 이벤트에는 군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획과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이머스 교수는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위험하게 높은 군중 밀집도를 예측·감지·방지하는 적절한 군중 관리 프로세스가 정립되지 않는 한 이러한 일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의 압사사고 대처법=이러한 압사사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괴도하게 군중들이 밀집하는 장소를 가능한 피하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또 해당 지역 구조를 사전에 확인해 위급상황 발생 시 이동 동선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압사사고에 휘말렸다면 주요 장기가 밀집한 상체를 가능한 높게 위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가슴이 사람들에게 눌려 폐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팔짱을 끼거나, 푹신한 가방 등을 이용해 흉부에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올바른 대처 자세를 숙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압력에 의해 숨을 못 쉬는 '외상성 질식사'를 대비해야 한다.
특히 상체보다 큰 벽이나 단단한 물체를 마주보고 완충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국 주요 행사 전격 취소=‘이태원 핼러윈 압사참사’에 따른 안전관리 강화 요구가 이어져 전국에서 계획됐던 주요 행사들이 전격 취소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차원에서 31일 예정된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을 취소했으며,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류 축제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도 당일 전격 취소됐다.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도 30일 핼러윈 파티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핼러윈 행사 취소를 긴급 결정했다”며 “방문객들의 너른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들도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은 30일 긴급회의를 열고 제2회 YD페스티벌의 청춘 가요제, 버스킹 공연, 불꽃 쇼를 취소했다. 목포시도 11월 5일 목포해상W쇼를 취소하기로 했다.
전날 심청어린이대축제에 1만5000명의 인파가 몰렸던 곡성군도 섬진강기차마을에 마련된 핼러윈 의상대여 공간을 폐쇄하고 의상 체험 이벤트를 중단했다. 30일 예정됐던 폐막식 공연도 취소했다.
청주 성안길상점가상인회는 29~31일까지 청주 성안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핼러윈 DAY’ 행사를 취소했다.
경기 동두천시도 3년 만인 29일 제3회 DDC 핼러윈 거리 예술 축제를 개막 30일까지 열기로 했으나 긴급회의를 통해 남은 행사를 당일 취소했다. 부대행사 진행됐던 핼러윈 분장 체험·코스튬 퍼레이드, 가면 만들기, 세계 음식 거리 등도 중단됐다.
◆반복되는 인명피해 참사=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안전에 대해 부주의, 무관심, 불감증 등으로 인명피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한 예로 2005년 경북 시민운동장에서 자전거축제 부대행사로 열린 MBC가요콘서트 공연행사에 관람객이 일시에 출입문으로 몰리면서 11명이 압사로 희생되고 110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노인과 아이들이었다.
바로 1년 뒤 2006년 3월 서울 롯데월드에서도 선착순 무료 입장행사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2009년 2월9일 대보름 맞이 화왕산 억새태우기 축제를 하던 가운데 갑자기 불어온 돌풍과 오랜 가뭄으로 거세어진 화재로 관광객과 현장 공무원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당한 사고도 대표적인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로 꼽힌다. 이는 2010년대에도 이어져 2013년 세계불꽃축제에서도 100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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