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핼러윈의 악몽’ 이태원 참사…11월5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입력 : 2022-10-30 10:50 수정 : 2022-10-31 10:33

30일 오전10시 사망 151명, 부상 82명

공무원 애도리본 패용, 각종 행사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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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서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핼러윈의 악몽’이었다. 29일 밤 이태원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처참한 압사 사고로 공포와 절규만이 가득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의 압사 사고로 오전 10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쳐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외국인도 19명에 달했다. 

사고가 시작된 시각은 29일 밤 10시15분경이었다. 장소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옆 골목 일대 행사장이었다. 다수 목격자의 공통된 증언은 “위에서 누군가가 밀어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산처럼 겹겹이 쌓이게 됐다”는 것이었다. 경사진 골목길이었기 때문에 아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사람들이 길을 뚫고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가 난 해밀헌호텔 지리. 연합뉴스

압사로 인한 심정지는 매 분마다 사망률이 증가하고, 5분 이상이 경과되면 뇌손상이 시작된다. 경찰이 신고를 받은 즉시 출동했어도 구조 작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많은 인파가 폭 4m의 좁은 골목길에 한꺼번에 몰려 있었기 때문에 가용 가능한 소방 인력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보 영상을 보면 길거리는 다수의 응급차량으로 교통이 완전히 통제됐고, 대로변에는 모포나 옷 등에 덮여진 사람들이 축 늘어진 채로 누워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이 직접 나서 피해자의 손발을 주무르거나,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구조를 돕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11시30분에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전국 6개 시·도 소방본부의 구급차 투입을 지시했다. 사상자에 대한 긴급 이송 작업도 진행됐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전국 각지의 36개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현장에서 이미 사망한 46명은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안치됐다. 현재 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사상자는 대부분 10~20대이고, 그중 사망자는 여성은 97명, 남성은 54명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에는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한편 경찰은 현재 압사 사고 관련 실종 신고를 받고 있다. ☎02-2199-8660, 8664∼8678, 5165∼5168 등 20개 전화 회선을 통해 접수받고 있다. 방문하려면 이태원 한남동주민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대국민 담화 발표를 통해 “사고 수습 일단락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 국정 최우선 순위를 수습과 후속조치에 두고,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즉시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또 “지역 축제까지 긴급 점검을 실시해 질서 있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월5일 24시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한덕수 총리는 3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긴급현안브리핑에서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치유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정부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들은 애도기간 동안 시급하지 않은 행사는 연기하고 부득이 개최할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방침이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의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귀국하고 있으며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정·홍경진·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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