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콩이 뜬다] “건강기능성 내세워 고급 된장시장 선점”

입력 : 2022-10-28 00:00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국산 콩이 뜬다] (2) 콩제품 이래서 만든다

샘표, 매년 200t 사들여 ‘눈길’

검은콩 원료 상품도 출시 계획

풀무원은 6000~7000t 구입

고소하고 맛 좋아 꾸준히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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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10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에서 열린 ‘우리장 프로젝트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이종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왼쪽부터), 콩 재배 청년농 정동해씨·계태현씨·전대근씨, 박진선 샘표 대표가 국산 콩 소비확대를 다짐하고 있다.

올 6월 식품기업 샘표는 이색적인 활동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우리장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두 기관의 대표는 물론 청년농도 함께한 협약식에서 샘표는 국산 검은콩으로 만든 된장을 조만간 상품화할 계획도 밝혔다.

이윤 추구를 최고 가치로 삼는 기업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지는 국산 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영희 샘표 홍보실 과장은 “<토장>과 <백일된장>을 앞세워 프리미엄 된장 시장을 선도해온 회사인 만큼 건강 기능성이 확보된 국산 콩으로 고급 된장을 출시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샘표 측이 선택한 품종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청자 5호>다. 안토시아닌과 이소플라빈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고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류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샘표는 공장이 위치한 경기 이천의 호법영농조합법인으로부터 매년 200여t의 국산 콩을 2015년부터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품종 국산 콩에도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정 과장은 “장은 사실 콩·소금·물로만 만들기 때문에 콩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우수한 품질의 국산 검은콩을 이용해 제품화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올해 11∼12월 수확한 콩으로 신상품을 만들어 내년초 첫선을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에서 출시한 국산 검은콩 된장은 아마 저희 제품이 처음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산 콩의 영양학적 우수성에 주목하는 식품기업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두부·간장·두유 등에 국산 콩을 사용하는 비율이 소폭이나마 오르고 있어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0년 식품산업 분야별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2019년 전체 콩 사용량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국산은 5.8%로 다소 높았다.

특히 aT의 ‘2021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간장’을 보면 앞서 샘표 사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간장 원료로 사용한 국산 콩 사용량은 2019년 654t으로 전년과 견줘 8.8%(53t) 늘었다. 국산 콩 사용 비중이 7%를 넘은 것이다.

aT는 “2019년 전체 간장 생산량이 7574t이나 줄었음에도 국산 콩 사용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간장시장이 국산 콩을 앞세운 프리미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 두부 소매부문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풀무원 역시 ‘크리스피 두부스틱’ 등 국산 콩 두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승재 풀무원 전략구매팀장은 “국산 콩 가격이 수입콩에 견줘 4∼5배 높지만 훨씬 고소하고 맛이 좋기 때문에 국산 콩 사용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연간 6000∼7000t의 콩을 국내 농가로부터 사들인다.

식품기업의 국산 콩 사용 확대 움직임은 농가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충남 서천에서 2만6000㎡(8000평) 규모로 논콩을 재배하는 계태현씨(31·문산면)는 “콩농사는 기계화가 상대적으로 진전돼 저와 같은 청년들이 진입하기가 그나마 낫다”면서 “지금껏 5년간 콩을 재배하면서 지역농협을 포함해 알음알음 판매했는데 올해는 <청자 5호>를 샘표 측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품기업이 국산 콩농가와 계약재배를 늘려준다면 판로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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