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가구 자산관리] ‘사계절 포트폴리오’…분산투자로 꾸준한 수익 올려야

입력 : 2022-10-14 00:00

[농촌가구 자산관리 보고서] 애그플레이션 시대 ‘청년농 전략’

귀농·귀촌인구 2년연속 증가

30대 이하 젊은층 절반 육박

창농자금·농지확보 등 ‘난항’ 

청년농 87% ‘적극적 투자자’

4가지 경제상황에 맞춤구성

재조정 통해 리스크 관리도 

  

청년농이 귀농·귀촌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귀농인과 귀촌인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 비중(가구주 기준)은 각각 10.5%와 43.3%였다. 청년농의 부캐릭터는 ‘적극적인 투자자’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을 추구한다. 농업의 중요도가 확대되고 있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이 주도하는 물가상승) 시대에 영농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할 청년농의 자산관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농사처럼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NH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2022 농촌가구 자산관리 보고서’를 통해 짚어본다.


◆애그플레이션과 농업의 중요성=최근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해 국제 식량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애그플레이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 6월 6%대를 넘어서더니 이후 6%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의 높은 오름세다. 한국은행은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바이오연료 생산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더욱 끌어올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농업·농촌에 대한 2021년 국민의식조사 결과 농촌이 가지는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은 ‘식량 생산’이었다. 또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앞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농민 80.1%, 도시민 83.6%로 나타났다. 황명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으로의 조사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요인이 포함된다면 애그플레이션 시대에 농업·농촌의 중요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촌은 작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12월1일 기준 농가인구는 전년보다 4.3% 줄어든 221만5000명이다.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 전업 등으로 1년 새 9만9000명 감소했다. 농촌의 고령화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농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년 전보다 4.5%포인트 증가한 46.8%로 나타났다.


◆청년농이 온다= 그럼에도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 추세라는 점이 눈에 띈다. 통계청이 올해 내놓은 ‘2021년 귀농·귀촌 통계’를 보면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41만5434명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다. 7.4% 증가했던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다. 이 가운데 30대 이하 인구(2021년 기준)가 전체의 절반(가구주 기준)에 육박한다는 점이 놀라운 변화다.

젊은층이 농촌을 찾는 이유 1위는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난다. 정병희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농업 신기술이 발달하며 청년 창농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귀농가구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농사가 아닌 ‘소득’이었다. 창농 초기 경영자금, 농지·생활비 확보 등 농가 자산관리 측면에서 난항을 겪는 것이다.


◆청년농을 위한 사계절 자산관리전략= 농업혁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청년농의 조기 정착을 돕기 위해선 적절한 자산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김은혜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농협중앙회 청년농부사관학교 교육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는 저축·투자 등 자산관리를 하고 있으며, 87%는 투자 경험이 있는 ‘적극적 투자자’였다”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을 추구하는 유형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경제상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위원이 추천하는 자산관리전략은 ‘사계절 포트폴리오’다. 이는 ‘기대치 대비 경제성장’과 ‘물가’를 통해 조합한 4가지 경제상황에 유리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기대치 대비 경제가 성장한다면 ‘경기호황’으로 주식의 비중을 늘리고, ‘물가상승’ 시기에는 물가연동채, 금·원자재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어느 특정 계절만 준비하거나 다음에 어떤 계절이 올지 지레짐작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김 전문위원은 “계절마다 유리한 자산 가운데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자산을 분산투자하는 방식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변동성을 줄여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어 주식 30%, 장기국채 40%, 중기국채 15%, 금 7.5%, 원자재 7.5%로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재조정(리밸런싱)’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은 변화하기 마련이다. 자산별 가격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기적으로 처음 목표한 투자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위험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

김 전문위원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임해야 하는 것은 농사나 투자나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특히 농민과 같이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자산배분펀드를 사계절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활용하면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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