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감귤재배 비용절감·품질향상 위해 똘똘 뭉쳤죠”

입력 : 2022-09-23 00:00

[화제] 강소농 자율모임체 ‘혼디귤농부’ 문계희 회장

비슷한 영농규모 농가들 협력

정기모임 통해 애로사항 공유

대형 유통사에 ‘천혜향’ 납품도

“감귤 원물 형태 출하 새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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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계희 ‘혼디귤농부’ 회장이 직접 생산한 ‘천혜향’으로 만든 ‘천혜향 에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혼디귤농부는 제주 서귀포지역 감귤농가 7명이 결성한 강소농 자율모임체다.

‘작지만 강한 농부’들이 똘똘 뭉쳐 경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성과까지 거두고 있어 화제다. 강소농 자율모임체 ‘혼디귤농부(회장 문계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혼디’는 ‘함께’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혼디귤농부는 ‘함께 감귤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혼디귤농부는 7273㎡(2200평) 규모로 만감류를 재배하는 문계희 회장(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을 비롯해 비슷한 영농규모를 가진 감귤농가 7명이 뜻을 모아 2019년 결성했다. 현재 회원은 9명이다.

이들은 강소농 5대 과제로 꼽히는 이른바 ‘비품고가역’을 우수하게 실천하고 있다. 비품고가역은 ▲비용 절감 ▲품질 향상 ▲고객 확대 ▲가치 향상 ▲역량 강화 등 앞글자를 딴 용어다. 특히 비용 절감 부문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데 친환경 영양제 등 농자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농자재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공동구매해 단가를 낮추고 전문가에게 제조법 교육을 받으며 시행착오를 줄였다.

문 회장은 “재료 구입 규모화로 한번, 전문 교육으로 제조 실수를 최소화해 또 한번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월 1회 정기 모임을 통해 각 농장 현황과 애로사항을 공유하면서도 비용이 절약된다. 시설 보수나 인력 수급 등 정보 교류가 영농비 감소로 이어지는 것. 문 회장은 “관련 업무를 경험해본 회원이 경험 적은 회원에게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형태”라며 “금액으로 산출되지 않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피하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 회장은 강소농으로서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참가한 ‘강소농대전’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인연을 맺은 것. 코리아세븐은 강소농·청년농이 생산하는 농산물로 음료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했는데 문 회장이 생산한 <천혜향>이 아이템으로 낙점됐다. 문 회장은 까다로운 납품 조건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사업을 성사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생산농가가 직접 대형 유통회사와 협업하는 사례를 남겨 소농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결과 올 2월 수확한 <천혜향> 3000㎏을 코리아세븐에 출하했으며 이 물량으로 생산한 <천혜향 에이드> 30만팩은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완판됐다. 이에 힘입어 2차 물량 3000㎏ 추가 납품까지 이어졌다.

문 회장은 “원물을 저장하거나 미리 착즙하지 않고 바로 가공했기에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혼디귤농부는 앞으로 회원이 생산한 감귤을 원물 형태로 편의점 등지에 출하하는 것을 새 목표로 삼았다. 소비자에게 싱싱한 감귤을 선보이고 음료용에 비해 물량이 많은 원물을 판매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 회장은 “혼디귤농부 회원은 서로 격려하며 자존감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민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사명으로 농업과 농민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심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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