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국산 수제맥주 개발한 허성준 생극양조 대표
2년여 시범재배 후 ‘흑호’ 선정
100% 단일품종 사용 고품질
원료부터 가공까지 일관생산

국내 최초 유기농 국산 보리로 수제맥주를 개발한 농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충북 음성군 생극면의 생극양조 허성준 대표(36). 허 대표는 10만9090㎡(3만3000평) 규모 보리밭에서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보리로 수제맥주 4종을 개발해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음성지역에서 생산한 고품질 유기농 보리로 만들어 색다른 맛을 낸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귀농 11년차인 허 대표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청년농이다. 2012년 군 제대 후 고향인 음성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들었다. 영농 초기에는 차별화를 통한 소득증대 전략으로 유기농 벼농사에 집중했다. 자신만의 유기농법을 정립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 교육을 빠짐없이 듣고 전국 각지 전문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농사규모도 49만6000㎡(15만평)로 크게 확대했다. 그런 허 대표에게 2014년 과잉생산에 따른 쌀값 폭락은 전환점이 됐다.
“쌀 중심의 농산물 생산만으로는 소득향상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새로운 작물로 원료부터 가공까지 일관생산체계를 구축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허 대표는 급성장하는 맥주시장에 주목했다. 모든 원재료를 수입하는 맥주시장에서 국산 보리를 활용한 수제맥주의 가능성을 본 것. 먼저 음성지역에서 수확이 가능한 보리 품종을 찾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개발·보급한 품종으로 시범재배에 들어갔다. 2년여 노력 끝에 <흑호> 보리를 최적 품종으로 선정하는 한편 봄에 보리를 심고 후작으로 콩을 심는 이모작 작부체계도 완성했다.
“검은색을 띠는 <흑호>는 다른 보리 품종과 색이 달라 육안으로 품종이 섞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자마다 발아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100% 단일 품종 사용으로 최고 품질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거죠.”
허 대표는 2020년 <흑호>로 만든 맥주 2종 출시를 추진했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오랜 노력의 결실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맥주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농기센터 컨설팅도 받고 2년여간 400여차례 시제품 연구를 거듭한 끝에 결국 레시피 6개를 개발했다. 가장 신선하다는 뜻의 <울트라 프레쉬(UF)>로 상표명도 정했다. 이미 출시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2종은 이달말 개최되는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서 선보인다.
허 대표는 “앞으로 <맹동수박>, 괴산 <대학찰옥수수> 등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이색 맥주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시즌별로 새로운 맥주를 출시하고 대형유통매장에도 적극 진출해 우리 보리로 만든 수제맥주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성=황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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