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봉 칼럼] 농업·농촌 금융리스크 선제 관리하자

입력 : 2022-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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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비료와 유류대 등 영농비 급등, 농촌 인력난으로 힘겨웠던 한해가 저물어간다. 2022년 내내 우리 경제와 농업은 복합리스크에 시달렸다.

2023년은 실물경제와 국제정치 불안정에서 시작된 복합리스크가 금융리스크로 전이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펼쳐서 물가가 급등했다. 세계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화폐가치가 하락했다. 세계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평가절하)의 고통 속에 있다.

2023년 농업경제를 둘러싼 리스크도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국내외 정치 불안정, 고령화 등 농업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생산·수출·소비가 모두 감소해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가 1.8%로 하향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2%에서 1.8%로 낮췄다. 노무라증권은 마이너스 0.7%로 역성장한다고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기업경영이 어렵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 농업 자금을 공급하는 농협은 선제적으로 금융리스크와 시스템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금융리스크는 시장·신용·운용 리스크로 구성된다. 시장리스크로 금리·환율 리스크가 있는데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금리와 환율 변동에 직면하는 리스크다. 신용리스크는 개인이나 기업이 대출금의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개인이나 기업은 경제활동과 재무상태가 상이하므로 신용리스크가 모두 다르다. 금융위기가 커지고 있으므로 농협은행과 조합은 다양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부실채권이 높은 채권자에 지도·감독을 강화해 금융위기를 피해야 한다. 운용리스크는 인사와 조직관리 등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인데 금융기관에서 발생하는 직원의 부당행위 등을 말한다.

2022년 금리와 환율이 급등해 시장리스크가 커졌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21년 11월 1%에서 7번 인상해 2022년 11월 3.25%까지 올렸다. 국내 통화가치는 계속 하락해 대미 환율은 2021년 10월 1달러당 1183원에서 2022년 10월 1427원으로 상승했다. 농협 금융은 제1금융권인 농협은행과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으로 구성된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는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은 은행에 비해 중앙은행의 규제나 국제결제은행의 강화된 자본규제인 바젤Ⅲ에 적용받지 않는다. 국내 경제와 농업경제가 악화하면 신용리스크도 커진다.

지역 농ㆍ축협과 품목 농ㆍ축협은 모두 1114개다. 이 가운데 한곳이라도 위기가 닥친다면 농협 전체 이미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농협이라는 공동 브랜드 안에 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지역과 품목 조합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돌발적인 금융리스크로 농협은행, 증권, 보험, 모든 조합, 농협유통, 자회사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시스템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금융위기는 매우 빠르게 모든 지역에 확산된다. 2023년 농촌경제의 안정을 위해 정부와 농협이 지혜를 모아 미래에 닥쳐올 수 있는 금융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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