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반 판매 더욱 확대 위해
한국 농식품 전용 플랫폼 구축을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2021년 11월25일 기준 수출액은 농식품이 76억달러, 수산식품이 25억달러를 기록했다. 농수산식품 수출실적을 정식 통계로 작성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이룬 쾌거다. 비록 대한민국 전체 수출실적에서 1.5% 내외에 불과한 규모지만, 한반도의 작은 면적에서 농수산인들의 집념이 결집된 훌륭한 결과다.
이제 농업부문 수출은 농수산식품이라는 상품 중심에서 농기자재, 플랜트 기술, 서비스, 브랜드 등 농식품 전후방산업을 모두 포함한 수출로 확대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 스마트농업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4차산업혁명의 주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수산식품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판매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농업의 전후방 스마트 밸류체인을 구성해 신(新)농업 수출기반을 조기에 조성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식품시장이 날로 커지면서 농수산식품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510억달러 규모의 온라인 식품시장은 2023년 117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남아 최대 쇼핑몰인 쇼피(Shopee)에서 운영 중인 한국식품관을 다른 국가의 온라인마켓 아마존·이베이·징동닷컴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품목수를 늘리고 한류를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도 전개해야 한다. 또한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등과 제휴해 현지 유력 쇼핑 사이트나 식품 전문 사이트에 입점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에선 식료품 구매대행 플랫폼인 인스타카트(Instacart)·십트(Shipt) 등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식품은 현지 식품 전문 사이트나 로컬 대형 플랫폼 입점이 중요하다.
한국 농수산식품 전용 플랫폼 구축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현재 해외 유력 쇼핑 플랫폼 입점 및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한국 식품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야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이 활성화되고, 해외에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역직구도 더욱 쉬워질 것이다.
농업이 생산기술 위주에서 바이오·ICT가 융합된 ‘애그테크(Agtech·농업과 기술의 합성어)’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만큼 스마트농업분야의 수출 육성도 시급하다. 현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국내 스마트농업이 괄목한 만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수직형 식물설비 플랜트공장 분야에서는 세계 10대 글로벌 스마트팜으로 선정된 팜에이트가 일본에 플랜트 수출을 성공한 데 이어 싱가포르와 몽골에 수출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전자쇼(CES)에서 2020·2022년 혁신상을 받은 스마트팜업체 엔씽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컨테이너용 수직식물농장을 수출,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애그테크는 드론·로봇·인공지능(AI)·소프트웨어·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한국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키우고 있지만 더 많은 우수한 인재가 이 분야에 필요하다. 또한 정부와 유관기관은 신농업의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현재 조성 중인 스마트밸리를 더욱 활성화하고, 정보통신산업 관련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늘려야 한다.
대한민국의 식량자급률은 2000년 55.6%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해 2019년 45.8%로 떨어졌다. 농업의 스마트화는 국내 식량자급률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더욱 과감한 투자를 부탁한다.
이금룡 (도전과나눔이사장·코글로닷컴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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