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원칙에 충실한 차단방역이 ASF를 막는다

입력 : 202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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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위험권…방역 효율성 높여야

돈사 방역시설 개선·수칙 이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연일 걱정이 더해가는 상황에서 양돈농가와 방역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인해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국내 ASF는 24일 기준 양돈장에서 21건과 야생멧돼지에서 2228건이 발생했다. 우려했던 것처럼 결국 양성 야생멧돼지가 경북까지 남하하는 상황이 됐다. 야생멧돼지 이동 속도를 고려할 때 현재 비발생지역인 충남 서쪽 지역과 전북·전남·경남 등 전국에 확산하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ASF 방역대책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양돈장 발생을 막는 것이다. 이 원칙 아래서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줄이고 감염 폐사체를 신속히 수거해 야생멧돼지 사이 전파를 차단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농장 주변이 오염돼 위험도가 높아진 양돈장은 방역시설을 점검하고 차단방역 절차를 철저히 지켜 외부에서 농장으로 오염원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경기·강원 지역 양돈장에 도입한 강화된 방역시설을 전국 양돈농가에 설치해 바이러스가 차량·사람을 통해 농장과 양돈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일차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방역당국의 생각으로 보인다.

ASF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와 있다. 야생멧돼지 발생지역 내 양돈장은 이제 바로 앞 도로·뒷산·들판·농경지가 ASF 바이러스로 오염돼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방역시설 개선과 방역수칙 이행이 동반되지 않으면 ASF 바이러스가 양돈장에 언제라도 유입될 수 있는 위험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농장 차단방역 내실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전국이 ASF 위험권에 든 상태이므로 차단방역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감염 야생멧돼지 발생 이전에는 주변에 바이러스가 없으니 설령 방역시설이 미흡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큰 위험이 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단 한번 실수도 내 농장과 주변 농장에 ASF라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중한 상황이 된 것이다.

ASF에 효과적인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결국 양돈농가 스스로 방역주체가 돼야 함을 깨닫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농장 차단방역 성패는 결국 농가가 방역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제대로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양돈농가는 강화된 방역시설을 최대한 빠르게 설치하고 차단방역 수칙을 지키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정부는 농가에서 설치한 방역시설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방역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 농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도·교육해 반드시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농장 차단방역은 잘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 아니요’로 단순한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양돈장 내 병원체 유입을 막는 차단방역 핵심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에 도달하려는 노력’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게 됐다.

원칙에 충실한 차단방역만이 유일한 대책임을 깨닫고 ASF가 양돈장에서 더는 발생하지 않고 근절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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