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포럼] 땅끝 해남서 강원 고성까지

입력 : 2020-09-14 00:00

01010102301.20200914.900001413.05.jpg

얼마 전 예정됐던 전남 새농민회 임원 전체회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다. 8월6일 전남 해남에서 새농민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모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농산물 꾸러미를 전달한 이후 다음 행사를 이어가기 위한 회의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휴대전화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꾸러미에 어떤 농산물을 담을지, 포장재는 약하지 않은지, 꾸러미 상자에 붙일 스티커 내용은 무엇으로 할지 등 다양한 의견이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오갔다.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도 취약계층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막진 못하는 것 같다.

1966년부터 선정된 농협 새농민상(像) 수상자들의 모임인 한국새농민중앙회는 최근 땅끝 해남에서 강원 고성까지 전국 153개 시·군회를 이어달리기 형태로 올라가며 전국적으로 꾸러미 나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 나눔 이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우선적으로 전남도 전체가 힘을 모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꺼번에 먹을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신선도·보관성과 영양 균형은 물론 감염예방 수칙을 지키면서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 하는 세심한 부분까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새농민회원은 자립·과학·협동 3대 정신을 실천해 농가소득 증대, 영농과학화,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선도 농민을 가리키는 아주 영예로운 명칭이다. 어언 55년의 역사 속에 회원 1만여명이 전국 각 지역에서 지도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농업의 기술 혁신을 이루고, 도시와 농촌의 삶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제부터는 새농민회의 핵심 역량에 걸맞은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상생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새농민회원들이 땀과 정성을 쏟아 일궈낸 농산물이 더욱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농민회는 이제 농산물 꾸러미 나눔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계속 추진하면서 농촌지역의 나눔·봉사·배려 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회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생산한 농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대표 사업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나아가 새농민회가 앞장선 이 사업이 우리 회원에 그치지 않고 각계각층의 마음이 모여 들불처럼 확산하길 기대한다.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농협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단체에서도 물품을 기부하며 함께하려는 사례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선진 농업기술을 애타게 기다리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에도 우리의 노하우를 전하는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도 단위 새농민회별로 국가를 맡거나 특정 국가를 도마다 돌아가면서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농업은 생존과 직결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김안석 (한국새농민중앙회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