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참깨, 콤바인 수확 시대가 열립니다

입력 : 202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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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다. 떡볶이나 김밥 같은 분식부터 잡채·불고기·김치 같은 다양한 한식까지, 다 된 음식 위에 솔솔 뿌려주면 밋밋했던 음식이 날개를 단 듯 돋보이며 먹음직스럽게 변신한다. 참기름은 또 어떤가. 제철 나물이나 갖가지 볶음요리에 몇방울 넣으면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에 깜짝 놀랄 만한 고소함과 풍미가 더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참깨 대부분은 외국산으로, 중국·인도·에티오피아 등에서 수입된다. 2000년 26%였던 참깨 자급률은 점점 떨어져 현재 12% 내외에 머물고 있다.

참깨 생산 감소와 자급률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노동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농작업 대부분이 가장 더운 7∼8월에 이뤄지며 잡초 관리와 병해충 방제, 수확, 건조, 탈곡까지 모든 작업은 사람 손이 필요하다.

특히 참깨는 성숙기가 되면 줄기 아래쪽부터 위쪽으로 꼬투리가 익어가며 동시에 꼬투리 속 낟알들이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맨 아래 꼬투리가 한두개 익을 때쯤 참깨를 베어 단으로 묶은 뒤, 노지나 시설에서 2주일 정도 말려 낟알 떨기를 한다. 이 역시 모두 인력에 의존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런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품종 개발에 매달려 2021년 신품종 참깨 <하니올>을 개발했다. <하니올>은 자연적인 탈립이 적고 종자 붙임성이 좋은 우리나라 최초의 내탈립 참깨 품종이다. 품종 이름도 달리기를 잘하는 한국 만화 주인공 이름인 ‘하니’와 모두를 뜻하는 영어 ‘올(All)’을 합쳐 ‘모두 잘 달려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하니올>은 보통형 콤바인으로 베기와 낟알 떨기를 동시에 수행해 수확에 들였던 노동력을 98% 줄일 수 있다. 껍질이 밝은 흰색이고 기름 함량이 54%로 많아 가공업체와 소비자 선호도 역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품종보다 익는 시기가 빨라 소득작물과 이어짓기도 원활하다.

농진청은 <하니올>을 선보이고 콤바인 수확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올해 전북 부안과 경남 사천 실증포장에서 평가도 진행했다. 이를 참관한 도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 선도농가 등은 <하니올> 참깨의 대규모 기계 재배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신속한 공급을 위해 2023년 보급종 약 1t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니올> 보급이 본격화하고 재배면적이 확대되면 농민의 시름은 줄고 참깨 자급률은 높아질 것이다. 수확기까지 낟알이 잘 달려 있는 <하니올>과 함께 참깨 콤바인 수확 시대로 달려가보자.

오명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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