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비건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비건시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성장속도가 더딘 편이다.하지만 식단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비건 제품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소류의 1일 섭취량이 2013년 282.2g에서 2020년 244.6g으로 감소했다. 육류는 104.4g에서 124.8g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이러한 배경 속에 다양한 비건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이미 라테를 주문할 때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할 수 있었고, 2021년 9월부터 자체 개발한 오트밀크(귀리유)를 선택할 수 있게 해 대체 유제품의 확장을 알렸다. 소매유통 매대 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편의점·대형마트, 온라인 채널의 냉동식품, 유제품, 소스류 매대에서 다양한 비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제품군은 바로 식물성 대체육이다. 필자가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과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은 크게 육류의 맛·향·외관을 비슷하게 구현하려는 제품과 대체되는 원물을 강조한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식물성 대체육 제품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미국의 비욘드미트(Beyond Meat)사와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사는 최대한 육류에 가깝게 구현하려고 한다. 비욘드미트사의 패티·소시지·미트볼 제품은 현재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큰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는 식물성 소재로 육류를 구현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데다, 패티도 그리 자주 소비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식물성 대체육에 익숙함을 입힌 제품들이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얇게 썬 육류 형태를 활용한 지구인컴퍼니의 식물성 제육볶음, 풀무원의 식물성 불고기 철판볶음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비율을 적절하게 섞은 제품들이다.
육류를 그대로 구현하기보다는 사용되는 소재를 강조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야말로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함을 느끼게 하는 데 유리하다. 두부·두유 등 콩을 이용한 제품 소비가 익숙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풀무원의 두부바·두부텐더 등의 두부를 활용한 시리즈다.
새로움이 과하면 소비자의 호기심만 자극할 뿐, 재구매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반대로 너무 익숙하면 진짜 육류를 사용한 제품들과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비율이 적절하게 제시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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