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의 경제이야기] (110) 목표주가

입력 : 2021-11-08 00:00 수정 : 2022-02-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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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목 미래 주식 예측 금액

수치 변경 땐 주가에 영향 주기도 ‘해당 기업가치’ 주된 반영 요소

동종업체 주가수익비율과 비교 평균보다 낮을수록 가치 높아

 

“포스코, 전방산업 위축 우려? 목표주가 16% 하향.” “올해 76% 뛴 ‘엔비디아’? 월가 ‘더 오른다’ 목표주가 상향.”

경제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목표주가’다. 목표주가는 증권사에서 일하는 분석가(애널리스트)가 예측한 1년∼1년6개월 뒤 특정 종목의 미래 주가를 말한다. 분석가들은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당 기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함께 목표주가를 발표한다. 경제뉴스 매체는 목표주가를 자주 인용하는데, 저명한 증권사나 분석가가 목표주가를 변경하면 그 사실 자체가 주가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분석가들은 목표주가를 산정하기 위해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

기업 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절대가치평가와 상대가치평가가 그것이다. 절대가치평가는 해당 기업 하나만 분석해서 목표주가를 구하는 방식이고, 상대가치평가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해당 기업의 가치를 구하는 방식이다.

절대가치평가는 먼저 기업이 장차 얻게 될 이익을 모두 계산해본다. 즉 내년엔 얼마, 내후년엔 얼마, 3년 후엔 얼마,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다음엔 미래에 얻을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다. 현재의 돈이 미래의 돈보다 가치가 있으므로 미래의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는 깎아서(할인해서) 봐야 한다. 앞에서 배운 것 기억나시는지?

그러나 이 방법은 실무적으로 사용하기 쉽지 않다. 당장 내년 이익도 추정하기 어려운데 더 먼 미래의 이익을 어떻게 정확히 예측하겠는가. 기업환경은 워낙 급변하니 말이다.

실무에선 상대가치평가 방식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상대가치평가는 분석 대상 기업의 가치를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서 산출한다. 예를 들어 A기업이 동종업체인 B기업에 비해 순이익은 20% 많은데 주가는 10% 싸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A기업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주식을 사고 싶을 것이다.

기업간 비교엔 여러 지표가 사용되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주가수익비율이다. 주가를 이익(정확히 말하자면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주가가 1만원인 C라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1년 순이익이 1000억원이며 총주식수는 1억주라고 하자. 그러면 1주당 순이익은 1000원이 된다(1000억을 1억으로 나누면 1000이 되니까). 이 회사 주식 1주를 갖고 있으면 회사가 1년에 1000원을 벌어다 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은 주가 1만원을 1주당 순이익 1000원으로 나눈 10이 된다. 이 말의 의미를 곰곰이 곱씹어보자. ‘C기업 주식을 갖고 있으면 매년 1000원을 벌어다 주니 10년이 지나면 본전을 뽑는다’는 뜻 아니겠는가. 자, 이제 여러분은 이 주식을 사고 싶은가?

현명한 결정을 위해서는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좋다. 동종업체인 D기업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니 주가수익비율이 15였고, 또 다른 동종업체인 E기업은 20이었다. 이 정보까지 알고 난 당신은 이제 자신 있게 C기업 주식을 사겠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D기업 주식은 15년 들고 있어야 본전이 되고 E기업 주식은 20년 들고 있어야 본전이 되는데, C기업 주식은 10년이면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대가치평가 방식의 핵심이다.

바꿔 말하자면, C기업의 적정주가 혹은 목표주가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우선 C기업의 1주당 순이익 1000원을 먼저 구한다. 그다음 C기업과 같은 일을 하는 동종업체 전체의 주가수익비율을 구해 평균한다. 예를 들어, 동종기업 10곳 모두의 주가수익비율을 구한 뒤 평균을 계산했더니 15가 나왔다. 그렇다면 C기업의 적정주가는 1000원에 15를 곱한 1만5000원이 된다. 실제 C기업 주가는 1만원에 불과하니 ‘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C기업의 주가를 10년치 이익으로 평가하는 것은 너무 싸고, 동종업체 평균인 15년치 이익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미다. 알고 보면 쉽지 않은가?

이지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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