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저지르지 않는 사람 없어
중요한 것은 반복하지 않는 것
제빵공장 청년 죽음 헛되지 않게
경쟁력, 개선에 있음 인식하고
안전시설 고치는 기회로 삼아야
세상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개선(改善)이라고 한다.
개선은 고치고(改) 좋은(善) 방향으로 옮겨간다는 뜻이다. 개과천선(改過遷善)을 줄여서 쓰는 말이다. 시설 개선은 낙후된 시설을 고치고 더 좋은 시설로 바꾸는 것이다. 제도 개선은 시대에 안 맞는 법을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다. 체질 개선은 문제 있는 몸의 상태를 고치고 더 나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개선을 위해서 선행돼야 할 일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의 문제를 인정하고 고치고 바꾸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농업에서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갈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쌀을 경작할 농부는 그리 많지 않다. 문제를 인정하고 쌀의 안정적 재배를 위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시설 개선 역시 시급하다. 낙후된 농업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현재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개과천선이다.
공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공자는 어느 날 제자 자유(子遊)가 지방관으로 있는 무성(武城)이라는 지역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태평성대의 음악 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제자의 행정 능력에 대해 내심 기뻤지만, 농담 삼아 한마디 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구나!” 조그만 지역에서 태평성대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비꼬는 듯한 말투였다. 자유는 화를 내며 스승인 공자의 말에 잘못이 있음을 지적했다. “저는 선생님이 가르치신 그대로 행정에 적용했을 뿐입니다.” 제자의 지적에 공자는 함께 간 제자들에게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제자들아! 지금 내가 한 이야기는 말실수였다.”
스승의 말실수에 이의를 제기한 제자도 멋지고, 제자의 지적에 바로 잘못을 인정한 공자 역시 멋쟁이다. ‘잘못을 저질러놓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과이불개 시위과의).’ 공자가 말하는 잘못과 실수에 대한 정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개과하여 천선하면 오히려 잘못과 실수는 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조선의 도학자이자 학문으로 이름이 높았던 여헌 장현광 선생의 인생 화두는 개과천선이었다.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고치라(有過必改·유과필개). 선을 보고 반드시 선한 행동을 실천하라(見善必遷·견선필천).’ 장현광 선생의 개과천선 인생 좌우명이다. 요즘 능력 있고 출세한 사람들이 작은 잘못을 고치지 않고 방치해 큰 고역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개과천선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아무리 좋은 능력이 있더라도 인간의 기본이 무너지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기업 역시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데 주저해서는 안된다. 제빵 공장에서 일어난 어느 청년 가장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기업은 개과천선해 안전시설을 개선하고 공장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기업 경쟁력은 효율이 아니라 개선에 있음을 이번 기회를 통해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개과천선, 조그만 잘못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지금 즉시 고치라! 그리하여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 난세에 보전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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