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컷_금융칼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중산층의 개념을 정립할 때 보편적인 기준 이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의는 ‘중위소득 50~150%에 해당하는 가구’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을 소득기준으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의 소득(중위소득)을 100으로 보고, 그것의 50~150% 범위에 있는 계층이 중산층이 된다. 예를 들어 101가구가 있다고 가정하면 소득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중간이 되는, 즉 51번째 가구의 소득이 중위소득이 된다.
중위소득의 50% 수준을 버는 가구부터 150%를 버는 가구까지 범위에 속하면 사실상 중산층으로 부를 수 있다. 그외 중위소득의 50% 미만이면 보통 저소득층으로 구분되며, 150% 이상은 고소득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OECD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67% 정도를 점유한다. 사실상 5명 중 3명 이상이 중산층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100세시대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전체 인구의 43%만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생각은 젊을수록, 미혼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가족수가 적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30대의 64%가, 미혼의 67%가, 고졸의 66%가, 1인가구의 82%가, 하위 중산층의 75%가 자신을 중산층이 아닌 저소득층으로 규정했다. 객관적 기준으로는 중산층인데, 정작 자신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이 높으니 괴리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처지를 낮춰보는’ 현상은 고소득층도 예외가 아니다. 고소득층으로 분류된 사람 가운데 스스로를 고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1%에 불과했다. 심지어 고소득층의 30%는 자신을 저소득층에 속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중산층들은 얼마의 자산이 있어야 중산층으로서 자격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를 묻는 질문에 중산층에 속한 사람들은 순자산(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산)이 평균 6억40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중산층의 보유 순자산은 1억8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중산층인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보다 3.5배 더 많이 가지고 있어야 ‘진짜’ 중산층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6억4000만원 정도의 순자산이면 대한민국 상위 10% 안에 들 정도의 수치다. 고액자산층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중산층은 현실에 비해 이상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산층이 중산층답게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나치게 높은 이상 대신 자족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윤학(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 게시판 관리기준?
-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 농민신문
-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0
/200자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