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하락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015년 이후 매년 한우 사육마릿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경기둔화로 고기 소비가 줄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5만7000마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암소 도축 상황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말엔 사육마릿수가 357만7000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85만3000마리 수준인 도축마릿수는 2024년 100만마리까지 증가한 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한우고기 소비는 금리인상·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송아지 산지가격과 한우고기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한우 송아지(6∼7개월령) 평균 산지가격은 암송아지 269만원, 수송아지는 39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8.0%·16.4% 하락했다. 올 1∼10월 한우 지육 1㎏ 평균 도매가격은 1만954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내렸고, 11월엔 1만7723원까지 떨어졌다. 전국한우협회와 농협은 과잉공급에 따른 한우값 하락을 막기 위해 저능력 암소 감축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가의 비협조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안타깝다. 상당수 농가들이 시세 흐름을 관망하며 차일피일 약정한 암소 도축을 미룬 탓이다. 특히 대규모 사육농가들은 최근 수년간 상승장을 호재로 암소 보유율을 더 늘렸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육마릿수 증가를 가속화하는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시세가 많이 하락했지만 지금 한우값이 바닥이 아니란 점이다. 농경연 분석에 따르면 한우고기값은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출하대기 물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내년에도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암소 감축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이 약정 물량 도축을 미루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사육마릿수 조절에 실패하면 한우값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우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선 무엇보다 송아지 입식 자제, 저능력 암소 도태 등 자율적 수급조절 동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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