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케이블카 개장…“지역경제 활기 기대”

입력 : 2022-12-19 00:00

산림 복원 하되 한시적 운영

2년후 생태변화 종합적 검증

농특산물 판매 교두보 마련

명승지 연계 관광코스 개발

국가정원 지정 가능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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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장소였던 강원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내 곤돌라 시설이 케이블카로 리모델링돼 2024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운행된다. 사진은 가리왕산 케이블카가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강원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을 둘러싸고 지속된 논쟁(본지 2021년 4월16일자 5면 보도)이 ‘케이블카 한시적 운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시설 전면 철거 후 산림 복원을 주장하는 산림청·환경부·환경단체와 곤돌라 존치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간 첨예한 대립 끝에 산림 복원은 하되 기존 곤돌라 시설을 케이블카로 리모델링해 2024년말까지 운영하기로 한 것. 이는 앞으로 2년여간 생태환경 변화와 경제성·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시설 존치 여부를 다시 합리적으로 결정하자는 절충안이다.

◆“케이블카, 지역경제 활성화 촉매제”= 정선군(군수 최승준)은 8개월여 준비기간을 거쳐 북평면 숙암리부터 해발 1381m의 가리왕산 하봉 정상까지 3.51㎞ 구간에 걸친 케이블카 운행을 1일 시작했다. 추가 환경 훼손 가능성과 안전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자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시범운영이다. 전 국민 대상 정식운영은 다음달 3일부터다.

지역사회가 케이블카를 바라보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4년 가까이 이어져온 산림 복원, 시설 존치 논란이 일단락되고 관광자원이 마련되자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촉매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올림픽 때 사용한 관리사무소가 매표소와 농산물판매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청정 농특산물을 판매할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군은 사과·곤드레·찰옥수수·황기·더덕·자두·토마토·감자·한우·고랭지배추 등 10대 주력 품목을 잘 활용해 농가소득 증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군은 화암동굴·병방치스카이워크·정선5일장 등 인근 명승지와 케이블카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에도 착수했다.

국가정원 지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가정원은 2015년 제정된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가 조성·운영하는 정원으로 현재 국내엔 전남 순천만국가정원과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등 두곳이 있다. 군은 가리왕산이 올림픽 개최 장소라는 의미를 부여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도록 공들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국가정원은 모두 바다와 강에 연접한 해안수변형”이라며 “가리왕산은 산림이 기반인 만큼 국내 첫 산림형 국가정원이 된다면 올림픽 유산으로서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산림 복원 우선” 입장 고수= 여전히 환경단체는 산림 복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리왕산이 2008년 희귀식물 자생지임을 인정받아 산림청으로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탐방·이용이 제한된 만큼 무분별한 관광객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하봉 정상에 오른 관광객들이 중봉을 거쳐 해발 1561m의 상봉까지 오르내리며 생태계 훼손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환경부는 군에 하루 탐방객수를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스키경기장으로 사용되던 경사면이 가파른 탓에 산사태 발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도는 가리왕산에 알파인경기장을 건설할 당시 ‘올림픽 이후 시설물 철거를 포함한 완전복원’을 전제로 했는데 이를 깼다”며 “케이블카 운영은 과거 약속을 외면하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하봉 정상에 마련된 생태탐방 데크로드와 휴게실·전망대 등은 2024년 후 철거될 수도 있는데 과도한 시설물을 지은 것”이라며 “자연 훼손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데도 산림청과 환경부는 대책 마련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선=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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