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구슬땀’

입력 : 2022-12-16 00:00

마을조직, 논밭 돌며 비닐 거둬

깨끗한 농촌마을 만들기 ‘앞장’

민관협력 조례 제정 등 법제화

대형 폐기물 배출 수수료 감면

 

01010100501.20221216.001359039.02.jpg
경기 안성시 일죽면 새마을부녀회 임원들이 일죽농협 내 폐농약병 공동집하장에서 폐농약병을 정리하고 있다.

“철저한 영농폐기물 처리로 한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요.”

경기 안성시 일죽면 주민들은 겨울철 농한기에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한해 영농과정에서 나온 비닐·농약병 등 영농폐기물을 수거·처리해 깨끗한 환경에서 내년 농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새마을부녀회(회장 안성연)는 일죽농협과 함께 영농폐기물 처리작업을 하며 깨끗한 농촌마을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마을 내 공동집하장에 영농폐기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주민들을 독려하고 정기적으로 논밭에 방치된 것을 거둬 간다.

안성연 회장(59)은 “수거량이 많아 옮길 때 무겁고 폐농약병에서 나는 냄새로 괴로울 때가 있지만 작업 후 깨끗해진 논밭·들녘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환경보전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주민 참여율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영농폐기물 수거·처리에 구슬땀을 흘리는 곳은 일죽면뿐만이 아니다. 전국 농촌마을 곳곳에선 영농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방치된 영농폐기물은 농촌 경관 훼손은 물론 환경오염과 겨울철 산불 발생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농가 개인의 수거·운반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일죽면처럼 지역농협과 마을조직이 나서거나 민관이 힘을 모아 체계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곳도 있다.

최근 충남 홍성군 장곡면 주민들은 영농폐기물 수거·처리를 위한 조례 제정을 이끌어냈다. 주민들은 2021년 주민자치 사업으로 영농폐기물 수거작업을 벌였는데 작업을 보다 활성화하려면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에 군에 조례 제정을 제안했고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등 지원에 관한 조례’가 탄생했다. 여기에는 군이 영농폐기물 수거·처리 지원을 위한 시책을 추진해야 하고 군민들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성시도 시민들과 함께 영농폐기물 재활용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지역농협과 협력 등으로 주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농번기 전후 집중 수거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11월 기준 총 1230t(폐비닐 1211t, 폐농약병 19t)을 수거·처리하며 최근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영농폐기물 수거 실적 달성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전남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최근 ‘민선 8기 영농폐기물 처리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부터 공동집하장을 기존 4곳에서 18곳으로 늘린다. 또 수거량과 품질에 따른 장려금을 지원해 농가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차광막·반사필름 등 대형 영농폐기물 배출 수수료 50% 감면 제도도 시행한다. 현재 수수료는 1t 마대 기준 500㎏ 이하는 2만원, 1t 미만은 3만원, 1t 이상은 4만원 수준이다. 수수료 감면 제도가 시행되면 절반 가격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어 농가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영농부산물 파쇄기 무상 임대, 원예작물 재배지역 상시 수거체계 구축 등 농촌지역 골칫거리인 영농폐기물 처리에 시가 솔선한다는 계획이다.

윤병태 시장은 “영농부산물 처리비용 절감과 환경보호를 위한 품목별 적정 처리방안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미세먼지와 산불 발생 위험을 줄이고 깨끗한 농촌을 구현하기 위한 대책에 농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밝혔다.

안성=최문희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