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경북 영주 발효체험학교 ‘띄움’ 현장 가보니
누룩쿠키·반려식물 수업 한창
중학생 10여명 모여 왁자지껄
취약 아동·홀몸어르신과 함께
정기적 활동…심리 안정 도와

“이번 시간에는 포인세티아를 이용해서 반려식물 심기를 배워볼 거예요. 제가 시범을 보일 테니 하나씩 따라 해보세요.”
7일 오후 2시 경북 영주시 안정면 신전리에 있는 발효체험학교 ‘띄움’에서는 누룩쿠키 만들기와 반려식물 심기 수업이 한창이었다. 교육생은 인근 영광중학교에서 온 학생 10여명. 학생들은 각자 만든 쿠키를 자랑하고 포인세티아를 심은 화분을 비교하며 왁자지껄한 모습이었다. 이날 학생들은 이보영 띄움 대표(48)를 따라 어설프지만 분주한 손놀림으로 자신만의 창작물을 하나씩 완성했다.
띄움은 올해초 농림축산식품부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역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돌봄·교육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지원사업은 농업을 통해 취약계층 대상 돌봄·교육·일자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농업 활동을 확산하고,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농촌의 부족한 사회서비스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서비스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전국 14개 시·도에서 사회적농장 83곳과 지역 서비스공동체 22곳이 운영 중이며, 이동식 세탁과 집수리 등 주민 생활복지 서비스를 개선하고 농장을 통한 고령자 돌봄과 일자리 제공으로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대표는 “2010년 아버지로부터 양조장을 이어받아 운영하며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도중 지인을 통해 사회적농업을 접하면서 지난해 사업에 응모했고 운 좋게 선정됐다”며 “지금은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 홀몸어르신과 함께 한달에 많게는 4회 정도 농업을 기반으로 교육을 하며 이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는 막걸리 빚기가 주 체험 수업이었던 띄움은 사회적농장으로 선정되면서 아동을 대상으로 ‘슬기로운 텃밭생활’ ‘슬기로운 밥상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슬기로운 텃밭생활에서는 당근·토마토·고추·고구마 등 텃밭작물의 파종부터 수확까지 함께하며 농작물을 알아가고, 슬기로운 밥상생활을 통해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농작물로 요리하며 요리법·효능 등을 배울 수 있다. 청소년과 어르신에게는 원예와 공예 등을 바탕으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변훈군(15)은 “이런 프로그램을 처음 접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유익했다”면서 “친구들과 결과물을 비교하며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 반응은 이 대표가 추구하는 사회적농업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농업이 반드시 필요하고 사회적농업이 이를 실현해줄 수 있는 방안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사회적농업은 농업을 공통분모로 사회적 약자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게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느끼고 위로받는 활동”이라며 “내년에는 방문요양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홀몸어르신들 우울감을 해소하고 영양을 개선하는 역할에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영주=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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