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우리나라 최초 재배벼 ‘가와지볍씨’ 아시나요
‘찾아가는 박물관’ 올해 첫선
한반도 볍씨흔적찾기 기획도

‘우리나라 최초의 재배벼, 가와지볍씨를 아시나요?’
가와지볍씨는 경기 고양 일산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던 1991년 6월에 충북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팀이 발굴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재배볍씨다. 흙 속에서 볍씨 12톨이 원형이 보존된 채 발견됐는데 명칭은 출토 지역인 가와지1지구(현 대화동 2190―1 빌라 사잇길)에서 따왔다. 지명까지 합쳐 ‘고양가와지볍씨’라고도 불린다.
야생볍씨로는 1995년 충북 청주에서 발견된 ‘소로리볍씨’가 있는데 1만5000년 전 야생에서 자란 볍씨로 추정되고 있다.
가와지볍씨는 볍씨 모양새가 길쭉해 인디카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수리시설이 발전하지 못한 까닭에 밭농사용으로 재배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와지볍씨는 역사적으로 두가지 큰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5020년 전에 경작된 것으로 드러나 우리나라 벼재배 역사를 청동기에서 신석기로 끌어올렸다. 이는 우리나라 농경역사가 3000년 이상 더 오래된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일본이 볍씨 전파 경로로 주장하던 ‘남방해상 루트(중국→일본→한반도)’가 힘을 잃고, ‘중국→한반도→일본’으로 이어지는 육지 루트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고양시는 이를 기념해 2001년 11월 고양시농업기술센터 안에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을 개관했다. 볍씨와 관련한 박물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다. 또 2017년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기술지도를 받아 가와지쌀을 개발했다. 현재 연간 1000여t의 가와지쌀이 고양 일대에서 생산되고 있다.
역사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고양가와지볍씨’가 최근엔 도시민과 농업·농촌을 연결하는 교류 통로가 되고 있다. 도시민과 학생들이 ‘고양가와지볍씨’가 가진 의미를 인지하고 우리 농업·농촌에 자부심을 갖기 위한 행사로 고양시와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이 올해 처음 초·중등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박물관’을 기획했다.
또 11월에는 한국 역도 간판 진윤성 선수가 참여하는 ‘진윤성 선수와 함께하는 거리 리프팅’을 일산문화광장에서 개최했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바벨을 들면 그 무게의 10%만큼 가와지쌀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내년에는 ‘청주 소로리볍씨’와 ‘고양가와지볍씨’를 묶어 ‘한반도 볍씨 흔적 찾기’ 특별전시회도 기획하고 있다. 정현진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학예사는 “‘고양가와지볍씨’는 물론 우리 농경문화를 도시민과 학생들에게 많이 알리려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7㎜의 작은 볍씨가 도시와 농업을 연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오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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