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굴삭버킷 달아 활용
좁은곳 제자리 유턴도 가능
2015년 출시후 200대 판매
“품질 지속 개선해 혁신 주도”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다목적 트랙터가 뛰어난 활용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트랙터 시장은 ‘빅3’인 대동·TYM·LS엠트론과 일본업체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호㈜(대표 김중호)의 ‘로보랙터’는 다목적 트랙터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로보랙터는 로봇기술을 트랙터에 적용한 제품이다. 사람 손을 대신하는 로봇팔이나 굴삭기 버킷 등을 부착해 세밀한 적재작업과 굴삭작업을 할 수 있다. 로봇팔은 회전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 물건을 이동·적재하기 용이하다. 굴삭기 버킷을 장착하면 땅을 파고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있어 별도로 굴삭기가 필요 없다.
본체도 일반 트랙터와 다르다. 4개 바퀴가 별도로 구동하고 앞바퀴는 100도까지 꺾여 제자리에서 유턴이 가능하다. 제자리 유턴은 좁거나 복잡한 형태의 농지에서 이동을 수월하게 한다. 운전석 회전 기능이 있어 뒤돌아보지 않고 편리하게 작업이 가능하다. 또 작업 때 변속하지 않고 핸들 조작만으로 전진·후진할 수 있다.
로보랙터를 개발한 김중호 대호 대표는 “로봇팔의 동작을 보조하기 위해선 본체도 로봇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해 일반 트랙터와 다르게 본체를 설계했다”며 “로보랙터는 트랙터라기보단 다목적 로봇 작업기”라고 설명했다.
2015년 출시한 로보랙터는 지금까지 200대 정도가 팔렸다. 출시 이후 엔진출력을 130마력까지 올렸고, 로봇팔 기능도 개선하고 있다.
스스로를 ‘로보 킴’이라고 소개하는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농기계를 개발한 ‘발명왕’이다. 고등학생이던 1994년에 트랙터 부착 콤바인을 개발해 전국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회사를 창업한 뒤에도 대산농촌문화상 농업기술부문,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트랙터용 써레, 4륜 구동형 트랙터 등 농기계 관련 특허만 40개가 넘는다.
1999년에 창업한 대호는 4륜차를 판매하는 업체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다. 직원은 90명, 연매출은 100억원 정도다. 대표 제품은 논바닥을 다지는 써레다. 써레만 1년에 5000개 정도를 팔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오리발의 원리를 이용해 물을 안쪽으로 모으면서 모내기에 알맞게 땅 표면을 고르도록 설계한 <오리발 써레>는 농민들에게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로 인기다. 배토기·복토기 등 다양한 작업기도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작업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을 로봇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 판매하는 로보랙터는 개발비 등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팔수록 손해라고 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해 농업혁신을 주도할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농촌에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로보랙터로 축적한 기술을 이용해 정밀한 로봇을 개발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투자해 한대의 로봇으로 다양한 농기계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옥천=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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