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한우…“내년 경락값 22% 폭락할 수도” 경고

입력 : 2022-12-16 00:00

한우협회, 한우산업발전간담회

도축마릿수 올해 대비 10%↑

1㎏당 1만8000원선 밑돌 예상

일부지역 대농가 사육증가 주도

“선제적 암소 감축·입식 자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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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우산업 발전간담회’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내년 한우 공급과잉이 심화함에 따라 한우 경락값이 현 수준 대비 최대 22% 폭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수급조절 동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3년 한우 경락값 1만5000원대로 떨어질 듯=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는 13일 경북 문경에서 열린 ‘2022 한우산업발전 간담회’에서 이런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 한우 경락값은 1㎏당 1만926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당 2만1169원을 기록한 지난해 가격보다 9%가량 떨어진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올해 가격보다 최소 6.5%에서 최대 22.1% 떨어진 1㎏당 1만5000∼1만8000원에 그칠 것이란 게 연구소 분석이다. 만약 공급과잉 기조만 이어진다면 가격대는 1㎏당 1만6000∼1만8000원을 보이겠지만 여기에 금리인상과 경기악화 영향에 따른 수요량 감소까지 고려한다면 1만5000원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소 관측이다.

이날 참석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내년 한우 사육마릿수는 올해 354만마리보다 약간 늘어난 357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육마릿수가 늘어나면서 도축마릿수도 85만3000마리에서 10% 늘어난 93만9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정부는 내년 한우 거세우 도매값이 1㎏당 1만8000원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당 2만1000원대를 기록한 올해보다 3000원가량 내려간 가격이다.


◆경북·전남·전북지역 100마리 이상 농가가 한우 사육 증가 주도=이날 간담회에선 지역별·사육규모별 사육현황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한우 사육마릿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으로 집계됐는데, 2015년 62만5000마리에서 2021년 74만2000마리로 모두 11만7000마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은 44만3000마리에서 59만2000마리로 늘었는데, 연평균 증가율이 5.0%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뒤를 이어 전북(42만9000마리)과 충남(41만7000마리)의 연평균 사육마릿수 증가율이 각각 4.3%·3.6%를 기록해 전국 평균(3.4%)을 웃돌았다.

사육규모별로는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가(7900곳)들의 사육마릿수 증가량이 많았다. 해당 농가들은 2015년 102만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었지만 2021년에는 이보다 36만7000마리가 증가한 139만5000마리를 사육해 연평균 증가율이 5.2%에 달한다. 역시 전업농으로 분류되는 50∼99마리를 키우는 농가(1만2700곳)들의 증가율은 연평균 5%를 기록해 사육마릿수가 늘어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반면 전체 한우농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50마리 미만 규모 사육농가(6만9200곳)들은 2015년에 108만마리를 사육하고 있었지만 2021년에도 110만5000마리를 사육해 연평균 증가율이 0.4%에 그쳤다. 결국 전체 한우농가(9만곳)의 9%에 불과한 100마리 이상 사육농가들이 최근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선제적 암소 감축 필요…수입육과 경쟁할 제품도 만들어야=한우 공급과잉은 2023년을 지나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게 여러 관측기관의 분석이다. 특히 한우 도축마릿수는 2024년 역대 최대치인 101만5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때 한우 거세우 도매값은 1만6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정수 농식품부 사무관은 “2024년 공급과잉에 대비하려면 선제적 암소 감축과 입식 자제가 필요하며 특히 100마리 이상 규모의 농가가 적극적으로 사육규모를 감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우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수입육과 경쟁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고언도 나왔다.

정승헌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장은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자급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수입육과 붙어도 수익을 내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높은 등급을 받고자 들어가는 고생산비용 구조에서 벗어나 유통단계에서도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한우고기를 생산하려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경=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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