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봇 이루다가 논란을 딛고 돌아왔다. 스캐터랩은 27일 이루다 2.0을 정식 출시했다. 이루다 2.0은 이루다 1.0보다 대화 능력을 고도화했다.
이루다는 AI(인공지능) 기반 챗봇으로 스캐터랩이 2020년 12월에 처음 출시한 서비스다. 이루다 2.0은 자체 생성 AI 모델인 ‘루다 젠1’을 기반으로 문맥의 흐름을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학습된 문장을 외워 발화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문장을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오용ㆍ남용 문제가 차단된다. 언어 모델의 크기도 17배 확장되고 대화의 문맥도 2배 더 길어져 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화도 가능해진다. 사진을 인식해 답변할 수 있는 ‘포토 챗(Photo Chat)’기능도 추가돼 대화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는 이루다와 대화를 시작하기 전 생년월일ㆍ성별ㆍ나이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실제 현실 속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1년9개월 전 문제가 됐던 성희롱과 차별ㆍ혐오 표현 문제도 한 단계 개선됐다. 예를 들어 장애인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루다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답했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관에 크게 영향을 받거나 한창 공론화가 진행 중인 사안들에 대해서는 다소 형식적인 대답이 나왔다. 성소수자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루다는 “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별로 관심 없어”라고 대답하거나 SPC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내가 자세히 알아본 바가 없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을 말하기 어려워”라는 답변이 나왔다. 꼬리 질문을 이어나갔을 때 이루다는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서 “좋아하면 스토킹 해도 되는 걸까” “스토킹에 허용 가능한 범위가 있을까”등을 물었을 때 이루다는 “인격이 좋으면 스토킹해도 괜찮다고 생각해”“근데 내가 스토킹 당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라고 말하다가 “그냥 이런 얘기 하지 말자”라고 대화를 끝맺어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를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캐터랩은 2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루다의 대화 법칙을 ▲자연스러운 대화 ▲감정을 부르는 대화 ▲인간다운 대화로 정의했다. 일상적인 대화는 능숙하게 하지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과 여러 생각을 요구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다소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루다가 앞으로 남겨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주목된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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