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유경제, 농촌 인구감소·고령화 문제 해결 수단”

입력 : 2022-12-12 00:00

[인터뷰]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골칫거리 빈집, 숙박시설로 바꾸고

유휴지는 도시 가족텃밭으로 활용

온라인몰 등 거래 플랫폼 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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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야말로 공유경제가 꼭 필요합니다. 공유경제 체계를 잘 구축해놓는다면 농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새로운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문성식 사단법인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인구감소·고령화와 같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농촌 위기를 극복할 핵심으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창직교육협회는 농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창직·창업·생애설계 등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단체다. 문 이사장은 ‘농업계 공유경제 적용방안’을 주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강의하고 있다.

그는 농촌에 여러 사람이 같이 쓸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도시보다 훨씬 많다며 농업과 공유경제의 관계를 설명해 나갔다.

“농업은 어떻게 보면 장치산업이죠. 대형 기계와 대규모 시설이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이걸 농민 혼자서 감당 못하니 기계나 시설을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구조를 만들어놓으면 경제 효익이 커지지 않겠어요.”

공유경제가 농촌과 도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빈집과 유휴지가 좋은 예다. 빈집을 잘 활용해 공유숙박 플랫폼을 구성해볼 수 있고, 유휴지는 도시에 사는 가족이 텃밭으로 일굴 수도 있다.

공유경제를 지렛대 삼아 사과나무를 도시민에게 제공한 사례도 참신하다.

“전북 무주에 있는 한 사과농장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이 농장은 사과만 수익 대상으로 본 게 아니라 사과나무에 주목한 거예요. 가을에 사과를 먹고 싶어 하는 도시민에게 나무를 임대해주는 형태로 공유경제를 실현한 거죠.”

1년간 나무 주인이 된 사람은 시간이 날 때마다 농장을 찾아 나무를 관리한다. 수확철이 오면 가족과 함께 잘 익은 과일을 따서 가져가면 된다. 농장 곳곳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지 실시간으로 나무 상태를 살펴볼 수도 있다. 도시민은 자연과 어울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농가는 일손을 덜 수 있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그는 생산자와 소비자간 유통구조를 단순하게 해주는 ‘공유경제 거래 플랫폼’도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등에서 지역농산물 판로를 넓혀주고자 온라인몰을 세웠잖아요. 경북 <사이소>, 전남 <남도장터>가 대표적이죠. 앞으로는 단순히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서 해당 누리집에서 마을숙박이나 텃밭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니 구직자와 농가를 이어주는 역할도 부여할 수 있겠고요.”

문 이사장은 농업분야 공유경제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촌을 바라보는 도시민의 시각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공유경제가 더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에요. 농업분야도 마찬가지고요. 수익성과 직결되거든요. 시골살이와 도시생활을 함께 즐기는 러스틱라이프 흐름을 읽어냈다면 농촌 체험 행사를 구상하거나 한달 살아보기에 적합한 숙박지를 꾸며보는 것이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공유경제를 활용해 농촌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공유경제는 미래가 아니라 우리 농업의 생존과 직결된 현실이라는 걸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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