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부근 통증땐…‘퇴행성 고관절염’ 의심해 보세요

입력 : 2022-12-19 00:00

척추질환으로 오인 방치 쉬워

내버려두면 걷기도 힘들어져

초기엔 약물·주사 보존 치료

심할땐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쪼그려앉기·다리꼬기 피해야

규칙적인 운동·체중관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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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히프 브리지’ 동작. 편하게 누워 무릎을 세운 후 골반 너비만큼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엉덩이를 천장으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식이다.

경북 봉화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옥희씨(67)는 올해초부터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하더니 걷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참다못해 정형외과를 찾았다. 허리에 문제가 생기면 엉덩이뼈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지인의 말에 척추 검진을 받았으나 이상이 없었다. 전문의 권고에 따라 고관절 검사를 해보니 퇴행성 고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엉덩이뼈 주변 통증 원인은 다양하다”면서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관절 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스스로 질환을 판단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름도 생소한 고관절염…내버려두면 걷기도 어려워져= 엉덩이 관절로 불리는 고관절은 걷고 서고 뛰는 데 가장 중요한 중심축이다. 체중을 지탱하고 몸의 균형을 잡아준다.

고관절에도 관절염이 생긴다. 흔히 관절염은 무릎 부위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고관절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고관절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나 대부분 퇴행성 변화에 따른 결과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며 연골이 닳고 손상됨으로써 관절간 간격이 좁아지며 나타난다.

초기에는 사타구니와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생기지만 내버려둘수록 통증 범위가 넓어진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어깨 관절 다음으로 운동 범위가 넓은 부위이기에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거동에 큰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다리를 완전히 펴는 것이 어려워지고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는 등의 파행 증상이 연이어 발생한다. 고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주사·도수 치료와 같은 보존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미 관절염의 진행이 심해 뼈와 뼈가 맞닿아 있는 상황이라면 인공고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인공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물을 삽입해 통증을 개선하고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구경회 제일정형외과병원 K-관절센터장은 “고관절 질환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병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증상이 유사한 척추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보존 치료가 어려워 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으니 작은 증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른 시일 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생활습관부터 점검해봐야= 고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생활습관이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통증을 줄이고 관절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고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고관절에 악영향을 주는 자세로 쪼그려 앉기, 양반 다리, 다리 꼬고 앉기 등을 들 수 있다. 쪼그려 앉거나 고관절을 과도하게 꺾는 양반 다리는 고관절 주변 압력을 높인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역시 관절 주변 인대와 근육을 지나치게 긴장시켜 건강을 해친다. 전문가들은 바닥에 양반 다리를 한 채로 앉지 말고 반드시 의자에 올바른 자세로 앉기를 권한다.

적절한 체중 관리도 필수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우리 몸을 떠받치는 고관절에 부담이 커진다. 체중이 늘수록 관절 손상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고관절에 좋은 운동으로는 수영과 아쿠아로빅과 같은 수중활동이 꼽힌다. 물속에서는 부력으로 관절에 전해지는 부담이 줄어들고 물의 저항이 운동량을 끌어올려 몸 전체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효과가 난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고관절 강화 운동으로는 ‘히프 브리지’ 동작이 대표적이다. 히프 브리지는 편하게 누워 무릎을 세운 후 골반 너비만큼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시작한다. 이후 발로 바닥을 밀어낸다고 생각하며 엉덩이를 천장으로 올린 후 천천히 내린다. 이때 허리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운동은 엉덩이에 있는 둔근과 고관절 굴곡근을 강화해 골반 안정화에 도움을 주고 코어 근육을 함께 발달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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