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카페는 왜 잘 보이지 않는걸까?

입력 : 2022-12-15 09:56 수정 : 2022-12-15 14:20

추운 겨울날 오들오들 떨면서 먹는 붕어빵은 별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와플카페·타코야끼카페·그릭요거트카페처럼 따뜻하고 넓은 공간에서 붕어빵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른바 ‘붕어빵 카페’라고 불리는 공간은 왜 잘 찾아보기 힘든 걸까?

◆가성비 좋은 노점 장사=카페에서 장사를 하면 노점에서 장사할 때에 비해 수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붕어빵 노점 운영은 불법이다. 원래 노점 판매에서 얻은 수익은 ‘사업소득’에 해당되므로 반드시 관할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을 마쳐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붕어빵장사는 겨울철 한때 하는 장사로 인식된데다가 PG시스템(신용카드 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더욱 불법 노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평소 붕어빵을 즐겨먹는다는 한 시민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는 붕어빵”이라며 “불법인 것을 알아도 신고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붕어빵 가게를 찾아주는 ‘가슴속3천원’ 앱.

붕세권(붕어빵이 위치한 지역)을 알려주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도 등장했다. ‘가슴속3천원’ 앱이 대표적이다. 붕어빵 가게가 위치한 곳을 표시해놔 사용자들이 붕어빵 가게를 찾으러 갈 수 있도록 해놨다. 렌탈업체 여러 곳에 전화를 해봐도 붕어빵 기계는 벌써 재고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겉바속촉은 진리=붕어빵 본연의 맛은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이다. 붕어빵 기계에는 가스식과 전기식이 있는데 가스식 기계가 붕어빵 본연의 맛을 만들어내기 쉽다. 게다가 가스식 기계는 위험하기 때문에 가게 내부에서 사용할 수 없다. 대부분 외부에 설치한 후 가스관을 내부로 연결하는 식이다. 그래서 카페에서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전기식 기계를 쓰는 대신 페이스트리(패스츄리)·슈크림·피자·카레·콘치즈·김치·불닭마요 등 다양한 맛의 붕어빵을 선보이거나 붕어빵을 주력으로 내세우기보다 여러 디저트 가운데 하나로 곁들이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치솟는 원자재 물가=안타깝게도 앞으로 붕어빵 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붕어빵 카페는 물론이고 붕어빵 노점조차 등장하기 힘들 수 있다. 한국물가정보가 붕어빵에 들어가는 주재료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재료 가격이 18.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속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붉은 팥은 800g 평균 가격이 6000원으로, 지난해(5000원)보다 20% 올랐다. 전세계적으로 공급망 불안정이 커진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배경이 그 이유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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