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고향납세 기적 일으킨 ‘일본 히라도시’ 비결은?

입력 : 2022-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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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최서단 나가사키현에 있는 인구 3만여명의 자그마한 도시 히라도시(市)는 고향납세 제도로 ‘대박’이 난 지방자치단체다. 2014년 일본 내 고향납세 기부액 1위(14억엔)의 실적을 올리고, 이 제도를 활용해 인구감소 등 과제들을 해결하며 일약 전국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이 책은 히라도시가 고향납세로 어떻게 지역 재생에 성공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현직 시장인 구로다 나루히코가 직접 구술하듯 쓴 책이라 독자들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이자 시장인 나루히코씨는 히라도시 이키쓰키정 출생으로 2009년 히라도시장에 당선됐고, 2013년 재선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우리 시의 영업비밀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듣기도 했지만, 고향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이 책을 엮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옮긴이 김응규 농협경제연구소 국장은 농협중앙회 일본사무소 주재원으로 근무했으며, 한일협동조합연구회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책에선 ▲히라도시의 지리적 여건과 역사 ▲고향납세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발상의 전환 10가지 전략 ▲생산 사이클이 선순환됐다 ▲홍보와 미디어 대책 ▲지방창생을 위한 고향납세 제도의 활용 ▲일본 제일이 된 후 히라도시는 어떻게 달라졌나 등 크게 7개로 나눠 성공 비결을 전한다.

특히 제3장 ‘발상의 전환 10가지 전략’에선 소량 다품목을 세트화해 지역 브랜드로 만든 일, 상품에 생산자의 이야기를 입혀 가치를 높인 사례, 조금 비싸도 질 좋은 지역산 상품만 취급한 뚝심, 정기배송 방식으로 재구매 수요를 확보한 것 등 영업비밀을 공개한다.

또 제4장에선 착즙한 감귤 찌꺼기를 양식 방어 먹이로 활용한 사례를 들어 지역의 생산 사이클을 선순환한 이점을 소개한다.

이뿐만 아니라 책에선 고향납세를 통해 ‘기부하고 싶은 곳’에서 ‘가보고 싶은 곳’ ‘살아보고 싶은 곳’으로 기부자들의 개념을 확장한 사례를 알려준다. 고향납세 제도가 단순히 기부금 유치에 그치지 않고 마을 가꾸기나 지방 활성화를 위한 진흥책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부처를 이해하는 수단이자 연결고리가 답례품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팔리는 제품이 아닌 누구나 감동하는 답례품을 만들어낸 히라도시의 노력으로 처음엔 이 지역에 별 관심이 없었던 기부자들이 ‘히라도팬’으로 거듭나게 된다. 생산자 또한 기부액 실적이 좋아지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주위 사람들과 연대한다. 고향납세가 자칫 소멸할 뻔한 지자체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2023년 1월 고향세 시행을 앞두고 있다. 농민신문사 ‘고향사랑총서’ 두번째인 이 책을 통해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우리 지자체에도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한다.
 

히라도市는 어떻게 일본 최고가 됐나 / 구로다 나루히코 지음, 김응규 옮김 / 농민신문사 / 248쪽 / 1만8000원 

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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